TWG
퓨어 카모마일 (Pure Chamomile)
추운 겨울에는 단지 향뿐만 아니라 추위를 녹이기 위해서 차를 찾게 되는데 그 중 자주 찾게 되는 차가 바로 카모마일이다. 카모마일은 여러 브랜드에서 나오는데 TWG의 카모마일은 이번에 처음 마셔보았다.
따뜻하게 우려진 카모마일은 밝은 노란빛을 띤다. 굳이 비교하자면 양주에 얼음을 탔을 때처럼 짙은 황금빛의 색상이 풀어지면서 안에서 아지랑이 같은 것이 피어오르는데 그 형태와 닮았다. 황금빛 색에 가까운 밝은 노란빛이 아름답다. 하지만 차의 표면에 떠있는 자그마한 티끌들이 아쉽다. 티백이라서 그런지, 허브류라 그런지 유독 티끌이 많이 떠있다.
향은 국화향이 난다. 모든 차가 그렇겠지만 카모마일은 꼭 향과 함께 마셔야 하는 차라고 생각한다. 향이 없다면 아주 약간의 씁쓸함 말고는 거의 느낄 수가 없다. 하지만 향과 함께 마시면 부드러움과 단맛도 함께 느껴진다.
잔을 가까이 대면 국화향이 훅 끼쳐온다. 첫 모금을 마시면 향에 가려져 맛이 아주 옅게 느껴진다. 잔을 떼고 입 안에서 머금으면 약간 씁쓸한 맛이 돌다 이내 꽃잎의 단맛과 진한 향이 올라온다. 첫 향도 좋지만 한 모금 머금고 있을 때의 단맛과 향이 좋다.
다만 TWG 카모마일은 초반의 향은 부드럽게 느껴지는데 반해 뒷 부분의 향도 인공적인 향이 꽤 강하게 느껴진다. 뒤로 갈수록 뒷 부분의 진한 향으로 수렴하며, 오래 맡다보면 머리가 아플 정도로 진하다.
요약하면, TWG의 카모마일은 가벼운 국화향에서 씁쓸한 맛, 이어지는 단맛과 진한 국화향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좋았다. 후반은 단맛과 씁쓸한 모두 전반에 비해 크게 감소하는데 특히 후반의 향은 인공적으로 느껴져 아쉬웠다. 향은 차를 우려낸지 10~20분까지는 매력적이다. 결국 맛과 향 모두 초반에 집중해서 느끼는 것이 좋다.
요약하자면 TWG 카모마일은 초반에는 은은한 향과 청초한 아름다움을 품어낸 소년, 소녀 같은 느낌이라면 후반은 마치 젊음을 떠나보내지 보내지 못하고 진한 향으로 자신을 숨기려 하는 중년의 미망인 같은 느낌이다. 때문에 전부는 내 취향은 아니지만, 초반부는 매력적이니 앞으로 마신다면 가급적 20분 정도 안에 마셔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