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쉐린 가이드 2019
마포 양지설렁탕
날이 추우면 설렁탕이 좋다. 마포에 갈 일이 있어 주위를 찾아보니 미쉐린 빕구르망에 오른 마포옥과 마포 양지설렁탕 두 곳이 있었고, 그 중 마포 양지설렁탕이 바로 옆에 있어 이 곳을 찾았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기름기가 적어 맛이 입에 달라붙을 정도로 담백하고 진한 맛이 참 좋았다. 특히 국물이 일품이라 다시 찾고 싶다.
▣ 조미료와 파, 김치국물 없이 처음 나온 설렁탕 그대로 먹는 것이 좋았다.
▣ 부드럽고 풍부한 맛의 설렁탕을 좋아한다면 입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 일반 설렁탕은 9,000원으로 부담없는 가격이다.
▣ 미쉐린 빕구르망에 오른 이문 설농탕과 마포 양지설렁탕은 정반대의 스타일이다.
▣ 미쉐린 가이드 2019 - 마포 양지 설렁탕 보기
이 곳은 리모델링을 할 예정이라 11월말까지만 영업을 하고 3월에 재오픈한다고 한다. 식당을 보니 점점 잘 되면서 옆의 건물이나 공간을 붙여서 확장했는지 방과 테이블, 건물 모양새가 기워붙인 듯한 모습이었는데 그래서인지 리모델링을 계획했나보다. 잘 되는 식당들 가면 예전의 모습들이 자꾸 사라지는데 이곳도 그런듯 하다. 여기 단골들은 상당히 아쉽겠구나..
설렁탕에서 중요한 것은 김치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면에서 이 곳은 김치가 아쉽다. 파김치와 배추김치는 달고, 그나마 깍두기가 약간 신맛이 돌아 먹을만한 정도다. 유명세에 비해 김치는 영 아쉬웠다.
설렁탕이 나와 국물을 한 숟가락 떠 마셨는데 국물과 맛이 입 안에 달라붙는 느낌이었다. 처음 먹어보는 맛이라 몇 번을 다시 먹었다. 보통 먹는 설렁탕 국물은 넉넉한 기름기로 부드럽고 고기의 풍부한 맛이 돈다면 마포 양지설렁탕의 육수는 상대적으로 기름기가 적었다.
부드럽게 넘어가기보다 입 안에 담백하고 진한 맛이 달라붙는 것처럼 공격적(?)으로 느껴졌다. 소금이나 후추를 넣지 않아도 약간 간간하면서도 고소하며, 담백했고 화한 느낌이 도는 것이 처음 나온 설렁탕 그대로 먹어도 충분히 좋았다.
고기가 무엇을 쓰나 생각해 보니 이 곳은 마포 양지설렁탕, 즉 양지를 쓰는 것 같았다. 안에 고기를 보니 기름기가 적은 양지 부위로 보였다. 설렁탕 고기는 잘 안 먹는 편인데, 그 이유 중 하나가 기름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 곳은 기본적으로 기름기가 적은 양지머리에, 고기 상태를 보니 기름기 부분을 다 제거해서 쓰는 것 같았다. 완전 마음에 든다...
설렁탕을 먹을 때 주로 소금과 파를 넣는 편이다. 특히 파를 많이 넣는데 설렁탕이 느끼할 때 파를 넣으면 맛이 깔끔해지기 때문이다. 이 곳 역시 파를 넣어 먹어도 맛있지만 놀랍게도 원래 나온 그대로 먹는 것이 더 좋았다. 파를 넣어서 담백함에 신선함을 더한 것도 좋았지만, 원래 국물 자체가 깔끔해서 파를 넣지 않아도 좋았다.
설렁탕 보통 사이즈의 가격은 9,000원이었다. 근처의 마포옥은 기본 설렁탕이 14,000원이던데 비싸서 부담된다면 이 곳에 와 보아도 괜찮을 것 같다. 네이버 리뷰는 마포옥이 더 많던데 그곳도 한 번 가보고 싶다. 마포 양지설렁탕은 나에게는 아주아주 괜찮지만, 웬지 일반적인 부드럽고 기름진 맛의 설렁탕을 좋아한다면 입맛에 맞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제 지도를 보는데 마포역과 공덕역 사이에 맛집이 정말정말 많더라. 집에서 한참 멀어서 아쉽다. 하지만 일부러 날을 잡아서라도 다시 놀러가고 싶을만큼 가보고 싶은 곳이 많았다. 안녕, 마포. 다음에 또 놀러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