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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타] 브리타 마렐라 쿨 (2.4L) 정수기 & 브리타 필터 2달 사용후기

분리수거를 할 때마다 플라스틱 통이 넘쳤다. 일상 소모품은 물론이고 밥통이 고장난 후로는 햇반 용기도 많았다. 가장 많은 것은 생수통이었다. 결명자나 보리차처럼 물을 끓여먹는 경우가 많은데도 빈 생수통은 여전히 많았다. 분리수거 때마다 죄책감이 들었다. 돈도 쓰고 쓰레기도 만들었다. 결국 플라스틱 생수통을 줄이려면 정수기가 필요했다. 

 

몸통이 큰 정수기는 별로였다. 공간과 전기세 뿐만 아니라 코디가 와서 관리를 해 준다는 데 일일이 약속을 잡아야 하는 것도 귀찮았다. 알아보니 작은 주전자처럼 내부 필터만 바꿔쓰는 정수기도 있더라. 사람들이 많이 쓰는 브랜드를 알아보니 바로 독일의 브리타였다. 브리타에서도 베스트셀러인 마렐라 2.4리터를 구매했고 지난 2달간 써 보았다. 그 후기를 간단하게 남겨본다.  

 


수돗물 냄새를 확실히 잡아주는 브리타 정수기

 

지금 집은 30년이 다 되어가는 아파트다. 중간에 배관을 갈았다고 하는데도 이사를 와서 필터를 끼워보니 녹이 나온다. 욕실은 많이 나오고 주방쪽은 덜 하지만 그래도 나오긴 하니 그대로 그 물로 보리차나 국, 찌개를 끓여먹기엔 찜찜했다.

 

브리타 마렐라를 들여오고 나서 바로 정수를 해 보았을 때 좋은 점은 수돗물 냄새가 싹 사라졌다는 것이다. 배관을 타고 나오는 물에서 염소 냄새같은 것이 바로 느껴졌는데 브리타로 정수를 한 후에 물을 마셔보면 그 냄새가 깔끔하게 없다. 얼마나 정수가 잘 되는지 눈으로는 알기 힘들어도 적어도 냄새는 확실하게 나지 않으니 그 점은 만족스럽다. 

 

정수가 되고 난 물을 보면 알갱이나 별 다른 것은 보이지 않는다. 가끔 까만 것이 보인다는 글이 있는데 그건 필터 안에 있는 활성탄일 확률도 있어보인다. 이 부분은 아래에 따로 써 놓았다.

 

직접 물을 마셔보면 상당히 부드럽다. 생수는 약간 거칠거나 쏘는 맛이 느껴지는데 브리타 정수가 된 것을 마시면 물 자체가 부드럽다. 차를 마시는 것을 좋아하는데 냄새 뿐만 아니라 물이 냄새가 없고 부드러워서 차나 국, 찌개든 베이스 물로 사용하기에 좋다. 정수된 물의 퀄리티는 이 정도면 괜찮다.  

 

참고로 필터는 독일/유럽에서 직구할 수도 있고 한국 직영몰에서 구매할 수도 있다. 한국 몰은 네이버에서 브리타 막스트라 플러스 필터, 혹은 브리타 마렐라 등만 쳐도 네이버 스토어 브리타 공식 판매점이 뜨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다. 직구 가격이 저렴할 듯 해서 직구를 하려고 알아보는데 독일/유럽에서 판매하는 필터는 석회 제거에 초점이, 한국에서 판매하는 필터는 수돗물의 염소 제거에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4개에 2.6만원 정도로 싼 편은 아니라 고민했지만 그냥 한국 판매용 필터를 구매하기로 했다. 

 

 

브리타 쿨, 2.4L용량이지만 실제로 2.4L가 모두 정수되는 것이 아니다. 가능하다면 큰 것을 사자.

 

 

공간이 충분하다면 가급적 3.5리터 권장

 

브리타 마렐라를 사기로 하고 고민한 것은 용량이었다. 1.5 리터 vs 2.4 리터 vs 3.5 리터 3가지가 있다.  1.5는 냉장고에 들어가는 사이즈였고, 1.5는 냉장고에 넣을 수는 없지만 가장 큰 용량이었다. 고민하다가 결국은 냉장고에도 넣을 수 있고 적당한 용량인 2.4리터의 마렐라 쿨을 구매했다. 

 

2달 정도 써보니 막상 냉장고에 잘 넣지 않게 된다. 정수된 물을 쓰는 곳이 ① 큰 냄비에 결명자, 보리차를 끓여낼 때 ② 국이나 찌개를 끓일 때 ③ 가습기에 물을 넣을 때, 이 3군데다. 1,2,3번 모두 바로 정수를 한 후 냄비나 가습기에 넣기 때문에 굳이 냉장고에 넣어둘 필요가 없다. 또한 사고 나서 알게 된 것인데 정수한 후 하루 이내에 물을 사용하라는 권장 사항이 있다. 때문에 사 먹는 생수처럼 두고 마시지 않게 되니 굳이 냉장고에 넣을 필요가 없다.  

 

다음에 다시 산다면 3.5리터를 살 계획이다. 2.4리터로 되어 있어서 2.4리터 용량 만큼의 물을 정수해 주는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 위의 사진에서 보듯 정수기 윗 부분에 통이 들어있는데 저 통의 용량만큼 물을 정수해 준다고 보면 된다. 정확히 모르겠지만 약 1리터~1.5리터 정도 되는 듯 하다. 때문에 국을 끓일 때면 2~3번은 정수해주어야 쓸 수 있는데 번거롭다. 그러니 공간이 된다면 가급적 큰 용량을 사자. 자취하거나 정수된 물만 마신다면 2.4도 괜찮다. 

 

 

필터 위의 까만점들이 보인다. 필터 안에 있는 활성탄 가루라는데 확실하게 세척을 해 주어야 이후 정수된 물에 나오지 않는다.

 

 

마렐라 필터 설치는 쉽고 간편, 세척은 꼼꼼히

 

브리타 정수기 필터 설치는 쉽다.  나는 마렐라 쿨을 쓰고 있는데 필터를 마렐라 필터 자리 안에 꽂아주기만 하면 된다. 때문에 설치라고 할 것도 없이 간편하다. 

 

다만 설치 전에 필터를 세척해주어야 한다. 이게 약간 번거롭다. 위 사진이 마렐라 정수기 안에 필터를 씻다가 찍은 사진인데, 일단 정수기 안에 물을 가득 채우고 필터를 물에 모두 잠기도록 넣은 후 충분히 잠기면 필터를 세게 흔들어 준다. 왜 이렇게 할까 싶어 설명서를 찾아보니 필터 안에 활성탄이 있는데 활성탄 가루를 깔끔하게 씻어내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한다. 때문에 필터를 저 까만 가루가 나오지 않을 때까지 흔들고 > 물을 갈고 다시 반복해야 한다. 설명서에는 2번이라고 하는데 나는 4번 정도 했다. 

 

저 과정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정수된 물에 까만 가루가 같이 나온다. 브리타 정수기 후기를 찾아보면 까만 가루가 나온다는 글들이 있는데 대부분 저 과정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그렇다. 물에 넣고 세게 흔들면 되니 어렵지는 않은데 번거롭다. 참고로 저 까만 가루를 먹어도 전혀 무해하다고 설명서에 되어 있다. 하지만 눈에 보이면 찜찜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필터 주변에 까만점이 있다. 물때 혹은 곰팡이가 아닐까 추측한다. 

 

 

필터 교체와 청소는 틈틈히 신경쓰자

 

브리타 마렐라 필터 교체 권장주기는 1달이다. 1달에 1번씩 갈아주라고 하는데 물 쓰는 양에 따라 다들 유동적으로 쓰고 있는 듯 싶다. 물을 적게 쓰면 2달 정도 혹은 많이 쓰면 1달 이내로 사용하는 듯 싶다. 

 

다만 오래 쓴다면 필터 주위는 한번 살펴보자. 나는 1달 반 정도 쓰고 나서 갑자기 급하게 지방에 내려갈 일이 생겨 1주일 동안 집을 비웠다. 그리고 돌아와 브리타를 쓰려고 들었는데 필터 주위에 뭔가 까만점이 생겨있었다. 내려갈 때 정신없이 내려가느라 물을 담아둔채로 그냥 내려갔었는데 그 때문인지 필터 주변에 물때나 곰팡이가 생긴 것 같았다.

 

바로 필터를 분리하며 씻은 후 다시 필터를 끼우니 없어졌다. 아마도 고인 물이 오래 있으니 생긴 듯 싶다. 오랫동안 자리를 비우면 물을 비워두는 것을 추천한다. 

 


 

결론은 브리타 마렐라 정수기는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다. 브리타 마렐라를 쓰고 나서 확실히 생수를 사지 않게 된다. 남편은 아직 익숙하지 않다고 해서 생수 6개 묶음을 사긴 하지만 브리타로 차, 국, 찌개 등 물을 쓰는 부분들이 웬만큼 대체되어 예전보다 사는 횟수가 크게 줄었다. 그만큼 일회용품도 많이 줄었다. 의도치 않았지만 생수 구매 때문에 이마트에서 금액을 맞추느라 이것저것 샀는데 그 비용도 많이 줄었다. 

 

물론 불편한 점은 있다. 필터를 교체할 때 필터를 세척해야 하는 과정이 귀찮고 까만 가루가 나오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 또한 2.4리터를 샀더니 1번의 정수로는 부족해서 여러번해야 하는 것도 번거롭다. 하지만 일회용품도, 생수사는데 들이는 돈도 줄인다고 생각하니 이 정도 수고스러움은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 

 

생수사는 것이 아깝고 번거롭다면, 가득 쌓인 일회용품을 볼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면 브리타 정수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