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나 수영장에서 물놀이 하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추운 겨울이 되면 따뜻한 나라로 떠나고 싶어진다. 겨울에 가고 싶은 여행지는 역시 따뜻한 동남아나 괌, 사이판, 하와이 같은 미국령 섬나라들이다.
사이판은 미국령이니 달러를 쓴다. 때문에 같은 달러를 쓰는 괌이나 하와이와 비교하게 되는데 하와이는 누구나 좋아하는 인기 관광지고 괌은 아이가 있는 부부들에게 인기있는 휴양지다. 때문에 사이판은 가기 전까지 애매했다. 하지만 다녀와보니 정말 좋았다. 쇼핑을 좋아하고 맛집을 찾아다닌다면 사이판은 좋은 선택이 아니다. 하지만 사람이 없는 고즈넉한 섬에서 여유롭게 액티비티를 즐기거나 자연 경관을 즐기고 싶다면 사이판도 고려해보자.
인기있는 스팟인 마나가하섬도 마찬가지로 조용하다. 물론 페리에서 내릴 땐 사람들이 많다 싶지만 마나가하 섬에 내려 조금만 찾으면 금방 조용한 곳을 찾을 수 있다. 물도 맑고 얕고 잔잔한 편이다. 스노클링이나 물놀이에 최적이다. 세번째 포스팅은 마나가하섬 스노클링 투어 후기다.
마나가하섬 스노클링 투어
추천 : 스노클링을 좋아한다면, 이동시간이 긴 것이 싫다면 |
사이판에서 그루토 동굴 만큼이나 유명한 것이 마나가하섬이다. 스노클링 하기에 좋은 섬으로 유명하며 마나가하섬 투어 가격은 20~30달러 선이다. 들어갈 때 몇십명이 타는 페리를 타면 20~25달러선이고 보트로 들어가면 30달~35달러, 패러세일링을 추가하면 45~60달러 선으로 올라간다. 스노클링 셋트나 구명조끼, 도시락을 추가하면 몇 달러씩 추가된다.
스노클링 셋트도 있었고 도시락도 따로 주문했기 때문에 가장 기본 페리로 들어갔다. 아침부터 거의 1시간 단위로 배가 있는데 우리는 느지막이 일어나 11시 배를 타고 마나가하섬으로 들어갔다. 이른 오전이 물이 더 맑고 오후에는 해가 너무 세서 다들 이른 오전을 선택한다고 하던데 정말 해가 세기는 엄청 세다. 무조건 썬캡이나 모자, 양산 등 해를 피할 수 있는 물건은 꼭 챙겨가는 것을 권한다.
이른 오전에는 그만큼 사람이 많다고 한다. 보통 오전에 들어오면 자리 잡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는데 우리는 늦게 출발해서 그런지 페리 내리는 곳에서 걸어서 약 2~3분 거리에서 금방 나무 아래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자리를 잡으려면 돗자리도 꼭 챙겨가자. 모래는 고운데 나무 아래 나뭇가지나 잎도 많고 개미가 많다. 모래 위에 그대로 누우면 많은 개미들과 인사할 수 있으니 참고하자.
스노클링하기에 물 상태는 괜찮다. 다만 스팟별로 어디가 물고기가 많이 나온다는지 카페나 블로그는 뒤져보면 여럿 나온다. 우리도 처음에는 물고기 많은 곳을 가려다 페리 선착장에서 가까운 곳에 마침 빈 나무 아래가 있어 그냥 자리잡았는데 그럼에도 물고기는 꽤 봤다.
물은 상당히 얕고 따뜻하고 파도는 잔잔한 수준이다.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이 아이들을 놀리기에 좋다. 해변에서 3~5m 정도까지는 얕은데 그 이전으로 들어가면 중간중간 갑자기 깊어지는 부분이 나온다. 170cm 키라면 잠기거나 그 전후를 오가는 수준이다. 어른들은 스노클링을 하기에 적당하고 튜브를 타고 놀아도 괜찮다. 아이들이 있다면 튜브 태워놓고 놀기 좋다.
한 10m 정도만 들어가도 물고기들이 보인다. 아주 큰 사이즈는 없지만 손바닥만한 물고기사이즈까지는 자주 보인다. 그 안으로 더 들어가면 갈치 같은 사이즈나 좀 더 큰 물고기도 볼 수 있지만 안전 요원이 없으니 조심해야 한다.
산호 가까운 부분에는 작은 물고기들이 수족관에 있는 것처럼 꽤 많이 몰려있다. 작은 물고기들은 보고 싶다면 산호초가 있는 구간들이 있지만 해변 가까운 부분은 산호가 많이 죽어있다. 산호 근처에 가려면 스노클링 기구를 끼고 가고 절대 산호를 밟지 말자. 자연 보호 측면에서도 그렇지만 죽은 산호라도 날카롭다. 때문에 아쿠아 슈즈를 챙겨오는 것도 권한다. 사이판에는 별로 살만한 아쿠아 슈즈가 없었고 가격도 20~30달러 내외인데 퀄리티 대비 별로다. 한국에서 아쿠아 슈즈를 챙겨오자.
마나가하섬에서 도시락을 먹어보자. 마나가하섬 투어는 보통 4시간인데 점심 전에 나가는 것이 아니라면 도시락을 챙겨오는 것이 좋다. 당연하지만 물놀이는 1시간만 해도 배가 고프다. 날 좋은 곳에서 바다를 보며 도시락을 먹으면 정말 꿀맛이다. 마나가하 섬 내에 사먹을 곳이 있다고는 하는데 난 찾지 못했다. 있어도 비쌀 것 같아 미리 도시락을 주문했다.
내가 주문한 곳은 슬로우 도시락인데 카톡으로 사장님이 주문을 직접 받으신다. 슬로우 도시락 가격은 불고기는 12불, 제육은 12불, LA갈비는 15불이다. 불고기와 제육을 많이 시키던데 LA갈비도 시켜봤는데 맛있다. 페리를 타는 곳에 바로 사장님이 도시락을 들고 계시기 때문에 찾기도 쉽다. 12~15불이면 가격이 저렴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실하게 나온다. 히마와리에서 도시락을 사는 분도 많던데 히마와리는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만큼 실한 느낌은 덜하다.
갔던 날이 해가 아주 세긴 했지만 날이 정말 좋았다. 수질도 맑아서 좋았다. 해변 가까이에서 산호가 많이 죽은 것은 아쉬웠지만 이건 어딜 가도 사람들이 많은 해변은 다 그렇다. 그럼에도 꽤 물고기들이 있어서 물고기를 찾고 구경만해도 시간이 금방 흘렀다. 기본 투어가 4시간이고 페리 시간을 바꿀 수도 있었는데 4시간 정도가 적당한 듯 싶다.
마나가하섬을 초반에 갔다면 한 번 더 방문하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유명한 곳에는 사람이 바글바글해서 스노클링이나 여유롭게 즐기는 것이 어려운데 마나가하섬은 한적한 편이라 스노클링도 물놀이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하와이에 하나우마베이라는 스노클링 스팟이 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정신없었던 기억만 난다. 하와이는 비용도 비싼데 이에 비하면 마나가하는 훨씬 여유롭게 놀 수 있었다.
슬로우 도시락도 약간 비싸지만 맛있었다. 페리도 사람이 많아도 창문없이 다 뚫려있어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갈수 있다. 다만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올때는 약간 멀미를 하긴 했다. 마나가하섬에서 본섬까지 20분이면 도착하니 버틸만 했다. 하지만 심하다면 멀미약을 미리 챙겨가자.
쾌적한 바다에서 물놀이, 스노클링을 즐기고 싶다면 마나가하섬 투어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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