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블로그에서 적었듯 pooq 푹과 옥수수는 자주 이용하던 스트리밍 서비스였다. 푹은 3년 정도 사용했으니 유료로 꽤 오래 사용한 편이다. 옥수수는 SKT 멤버십으로 라이브 방송이 지원되는 기본 멤버십을 이용했으며 TVN이나 CJ 계열의 방송은 가끔 다시보기를 유료 포인트로 구매해서 사용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푹과 옥수수가 합친다는 소식이 들렸다. 넷플릭스에 대항해서 국내 1위 OTT를 만들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밝히며 서비스를 런칭한단다. 원래 양쪽 서비스를 모두 이용하기도 했고 과연 어느 정도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간단히 찾아보니 웨이브는 지상 3사 (KBS, MBC, SBS)와 SKT가 공동으로 서비스하는 합작 OTT란다. 다들 한 입김 하는 곳인데 잘 될까..?
pooq 푹을 메인 플랫폼으로 제공되는 wavve 웨이브 서비스
웨이브는 위에서 말했듯 pooq과 옥수수를 합친 플랫폼이다. 그러나 푹을 중심으로 개편되었기 때문에 푹을 이용하던 사람들은 푹 앱에 들어가면 웨이브로 바뀐 것을 볼 수 있다. pooq 이용자들은 원래대로 이용하면 된다. 옥수수를 사용하던 사람들은 옥수수에서 웨이브로 이전해야 한다. 옥수수 앱을 켜고 들어가면 이전 안내를 친절히 해 주고 있기 때문에 따라가면 된다.
둘 다 사용하던 나는 pooq 이용권을 이번 달까지만 사용한 후 종료하고 옥수수에서 이전하는 서비스로 새로 등록하려 했다. skt를 쓰고 있어 웨이브에서는 wavve 기본 월정액 권으로 사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왓챠를 사용해서 vod 이용 횟수가 줄기도 했고 skt 기본 월정액권으로 제공되는 라이브 스트리밍도 부족함이 없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SKT 기본 월정액은 9월 18일까지만 기본 월정액 무료 혜택이라는 문구가 들어가 있다. 9월 18일 이후에는 기본 제공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혹시나 해서 일단은 T 아이디로 연동을 시켜보려 했지만 웨이브 앱에서 T 아이디는 자동 연동이 되지 않는다. 최근에 T멤버십이나 T월드 모두 핸드폰 번호로 로그인되는 마당에 T 아이디를 찾기가 영 쉽지 않다. 이래저래 SKT 멤버십으로 잘 사용하던 옥수수 라이브 스트리밍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을 것 같다.
해서 일단 포기하고 사용하던 pooq로 새롭게 태어난 pooq + 옥수수 = wavve, 웨이브를 이용해 보기로 했다. 여담이지만 왜 이름은 wavve로 한 걸까. 웨이브라는 이름은 멋있긴 한데 딱 꽂히진 않는다. 수많은 서비스들의 이름 중 하나같다. 사람들이 왜 푹수수로 안 했냐고 하던데.. 푹수수도 괜찮은데?? (...)
pooq와 달라지지 않은 wavve
전체적으로 pooq와 유사하고 크게 달라진 것은 보이지 않는다. 메인 화면은 기존 pooq과 거의 비슷하다. 앱 구성도 기존 pooq 서비스와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 다시 보기나 시청 중인 콘텐츠를 보여주는 구성도 그렇고 새롭게 등록되는 것도 별로 없어보인다.
다만 새롭게 생긴 부분이 아래로 스크롤을 하면 새로 나오는 wavve 영화관과 최초 공개 콘텐츠다. 웨이브 영화관은 원래 있던 pooq 영화 서비스를 이름만 바꾼 것 같고 최초 공개를 클릭해 보니 세이렌 시즌, 더 퍼스트, 매니페스트 시즌 1을 제공하고 있다.
최초 공개라고 하기엔 3편은 너무 편수가 적고 파급력도 세지 않다. 정말 넷플릭스와 맞서고 싶은 걸까..? 이게 다인가 싶어 찾아보니 추가 콘텐츠 수급에 대한 계획은 별도로 찾지 못했고 넷플릭스처럼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하겠다는 기사가 있었다. 잠깐, 제작이 아니라 투자?
좀 더 읽어보니 '30일부터 방영 예정인 KBS 월화드라마 '조선로코-녹두전'은 웨이브가 제작비 대부분을 투자했으며 KBS2 방영과 동시에 웨이브가 독점 VOD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있다. 그렇다면 오리지널 콘텐츠라고 하기엔 좀 애매해 보인다. 오리지널 콘텐츠라는 말 자체가 넷플릭스를 떠올리게 하는데 그에 비해서 웨이브가 준비한 드라마 1편은 높아진 국내 이용자의 기대치를 만족시키기엔 미약하다.
다만 이 드라마처럼 향후 KBS, MBC, SBS가 제작하는 드라마가 오로지 웨이브에만 VOD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한다면 괜찮을 듯싶다. 넷플릭스나 왓챠에서 해외 드라마를 들여오지만 그래도 한국 내에서는 국내 드라마가 화제가 되는 경우가 아직 많기 때문에 국내 드라마를 집결해둔다면 꾸준히 찾는 층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처럼 온라인 베이스로 해외 사용자까지 유입하기엔 갈길이 멀어 보인다. 최초 공개라고 하기엔 3편밖에 되지 않으니 해외 드라마로 승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영화로 기존 pooq에서 서비스하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소 김이 새지만 누구나 첫 시작은 미약할 수 있다.
넷플릭스와 유사한 이용권 구성 &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
콘텐츠는 달라지지 않았어도 요금제는 꼭 바뀐다. 웨이브도 이용권을 살펴보니 넷플릭스와 유사한 체계로 바꾸어 두었다. 회선 공유가 가능하다. 기본 이용권이 1회선 기준으로 웨이브는 7,900원인데 넷플릭스는 9,500원이다.
넷플릭스처럼 회선을 공유해서 쓴다면 4명이 공유하는 프리미엄은 13,900원이다. 4명이 나누어 낸다면 웨이브는 1인당 3,500원이다. 넷플릭스 4,900원에 비해 가격은 확실히 낮다.
하지만 가격을 떠나서 양쪽 서비스는 콘텐츠 구성의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하게 비교를 하긴 어렵다. 미드나 해외 드라마 류를 선호한다면 넷플릭스를 보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고 한국 드라마와 방송 스트리밍을 선호한다면 웨이브가 낫겠다.
CJ ENM 계열 방송 (& jtbc 라이브) 지원하지 않는 웨이브
CJ ENM 계열의 방송은 옥수수에서 제공했었다. CJ ENM은 TVN, MNET, OLIVE 등 인기 예능을 상당히 많이 가지고 있어 이번에 양쪽을 합친다는 소식에 옥수수와 JTBC를 함께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웨이브에서는 CJ ENM 계열 방송이 빠진 것으로 보인다.
VOD 서비스에서 최근에 재미있게 봤던 대탈출을 찾아봤는데 나오지 않는다. 사실 옥수수를 보는 이유는 CJ 방송을 보기 위해서였는데 이렇게 되면 웨이브에 대한 매력이 확실히 떨어진다. JTBC는 VOD에 한해 지원되며 라이브는 더 이상 지원하지 않는다.
OTT 서비스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알겠지만 CJ와 JTBC가 연합하여 OTT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합작법인을 설립해서 티빙을 기반으로 하는 통합 OTT 플랫폼을 출시할 계획이라는데 일단 여기는 출시하면 서비스를 무조건 이용할 예정이다. 최근 인기 있는 예능은 일단 위 2개사에서 거의 나오기 때문에 예능을 좋아하는 나 같은 유저는 위의 OTT가 상당히 기대된다.
하지만 웨이브 입장에서는 고객을 빼앗길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아마 출시하면서 JTBC, CJ ENM 계열의 방송은 모두 웨이브에서 서비스를 종료할 듯 싶은데 그렇게 되면 웨이브에서는 방송 3사 드라마 말고는 볼만한 것이 없다. 드라마 역시 케이블, 종편이 잘 만들어내는 것을 감안하면 웨이브를 사용할만한 고객층은 얼마 남지 않는다.
웨이브, 새로운 파도를 만들 수 있을까?
일단 간단하게 사용해 본 후기의 결론을 말하자면 pooq과 다를 것이 없다. 옥수수의 장점인 CJ ENM 계열의 방송이 서비스되는 것도 아니고 새로운 해외 드라마 등이 대량으로 업데이트된 것도 아니다. 보기엔 pooq의 이름을 단지 wavve로 바꾼 것으로만 보인다.
위에서 이야기하며 넷플릭스와 왓챠, pooq, 옥수수 등을 이야기했지만 사실 동영상 서비스의 강자는 유튜브다. 대형 방송사가 제작하는 대규모 자본이 들어가는 콘텐츠는 없지만 각자의 입맛에 맞는 방송을 제공하기 때문에 점유 시간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드라마는 넷플릭스, 글로벌 각지에서 올라오는 신선한 영상들이 가득한 유튜브,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왓챠 등 쉽게 자리잡기 어려운 시장에 새로운 파도를 만들겠다는 wavve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간단한 리뷰의 결론은 웨이브는 새롭게 구독할만큼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돈을 쓴다면 유튜브 프리미엄이나 넷플릭스가 나아보인다. 하지만 조금 더 사용해보고 달라진 점이 있다면 후기를 이어 올리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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